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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함과 애정으로 찾아가는 소리

글쓴이 : 박준홍 ( ololol@nate.com )

차분함과 애정으로 찾아가는 소리
매그너스 오너 함진원씨

카 오디오에 관한 한 누구보다 욕심이 많은 매니아 함진원씨. 처음에는 성급하게 작업을 진행하면서 후회도 많이 했다는 그는 시간을 두고 차분히 구상한 결과 지금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함진원씨는 취미로 시작한 오디오인 만큼 서두르지 말고 애정을 갖고 접근해야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서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작은 깨우침을 전했다.
글/ 함진원 사진/ 최대일 기자

내가 처음 카 오디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느 날 운전 중에 옆 차에서 쿵짝거리는 음악소리를 들으면서부터였다. 나도 저런 것을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무작정 데크를 하나 구입했다. 처음이라 그냥 모양이 예쁜 것으로 고른 것이 켄우드의 2딘 데크였다. 데크의 화려한 그래픽과 여러 가지 기능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오디오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때도 이때인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처음으로 데크를 달고 음악을 들으면서 집에 가는 기분은 정말 끝내주는 것이었다. 이 느낌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고, 앞으로도 처음의 그 느낌을 받을 수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데크를 달고 나서 좀 지나 스피커도 바꾸고 이어서 앰프와 서브우퍼도 달면서 자연스럽게 풀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는데, 이 때는 나도 SPL 취향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아내가 된 내 여자친구는“너 오면 동네 사람 다 알아. 오디오 달면 꼭 크게 틀고 다녀야 하는거야?”하는 얘기까지 했을 정도니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방음도 안된 차에 스피커를 달고서 볼륨만 올려대니까 그 소리가 꽤 요란했었을 것 같다.
이후 음악을 계속해서 들으면서 여러 가지 불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다른 시스템의 소리를 듣고 큰 자극을 받았고 스피커와 앰프, 데크를 교체하게 됐다. 흔히 말하는‘눈탱이’를 엄청 맞으면서 시간을 보낸 결과 취향이 SQ 지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약간 자만심이 생기고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괜히 잘난 척 한 것 같아 우습기도 하다.
이런 시간들이 지나고 차를 바꾸려고 인터넷에서 동호회들을 찾아다니다가 카 오디오 동호회를 알게되었다. 동호회에 가입하고 여러 가지 게시물들을 읽어보면서 나는 자신의 무지를 실감했다. 스스로 우물안 개구리였다고 느껴져 작은 충격을 받은 거다. 그리고 동호회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고는‘지난 몇 년간 바보로 살아왔구나’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나는 본격적으로 카 오디오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조급한 마음에 시스템 하나를 급하게 꾸몄다. 물론 많은 동호회 회원들의 도움을 얻어서 작업은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다. 동호회 가입 후 꾸민 첫 시스템은 데논 A-1 데크에 스피커는 스캔스픽 9900과 8545 세트, 앰프는 듀얼모노 2대로 바이앰핑 처리한 것이었다. 소리는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아직 불만은 남아있었다.
이후 스피커의 각을 새로 잡고 트위터의 위치를 바꾸는 등의 재작업을 여러 번 하면서 고생을 꽤 하게 되었고, 이때 작업을 너무 성급하게 진행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불만이 점점 커지면서 음악 듣기가 싫어질 정도였다. 취미는 즐기는 것이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안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그래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새 작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서둘지 않고 천천히 거의 두 달간 시스템 구상에만 매달렸다.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 새롭게 작업을 시작한 후 기다리는 고통은 컸다. 결국은 그 기간을 참지 못해 휴대용 시디 플레이어를 구입해서 음악을 듣고 다닐 정도였다. 드디어 20일간의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뭔가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고, 며칠 후 회사에서 퇴근길에 시드니 오커너의‘글루미 선데이’를 듣다가 깜짝 놀랐다. 가슴이 뭉클할 정도의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정말 이 순간은 대 만족이었다.
현재 내 시스템은 우선 데크로 클라리온 DRX-9255EXL에 스피커는 스캔스픽 9900 트위터와 스캔스픽 8545 미드, 서브우퍼는 크로스파이어 P1 15인치를 사용하고, 앰프는 PPI 21400을 트위터와 미드에, 크로스파이어 BMF 2000.2을 우퍼에 물렸으며, 패시브는 주문제작한 수공 패시브를, 배터리는 MP24와 보쉬를, 신호선은 랩터3, 스피커선은 캐리를 쓰고, 그리고 기타 악세사리로 TV와 VTR, VCD 플레이어를 설치해 사용중이다. 아직도 몇 가지 불만은 있지만 또다른 업그레이드를 생각하면서 그대로 듣고 있다.
카 오디오를 하면서 내가 느낀 점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절대 서둘지 마라, 자기 소리를 찾아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시스템에 애정을 가져라 하는 것이다. 주제넘은 소리일지 모르지만 카 오디오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픈 이야기다. 끝으로 항상 아내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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